
김정민 서울남부지검 수사관
서울=(경찰연합신문) 장학 기자 +민주당 “국회 모욕” 맹공, 국민의힘 “편향적 청문회” 반발
2025년 9월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가 개최한 ‘검찰 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이른바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유실 사건’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출석한 검찰 수사관의 준비 메모에서 욕설이 적힌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야 간 충돌이 정점에 달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김정민 서울남부지검 수사관이 작성한 답변 메모를 공개했다. 해당 메모에는 건진법사 의혹 관련 질의에 대비한 항목 옆에 “남들 다 폐기해 XX들아”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서 의원은 즉각 “국회의원들이 XX이냐”며 강하게 질타했고, 청문회장은 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문구에는 문제의 욕설뿐 아니라 “폐기→나 몰라!”, “지시 X”, “만약에” 등 다수의 회피성 표현이 함께 적혀 있었다. 서 의원의 추궁에 김 수사관은 “연습하다가 혼자 적은 것”이라며 사실상 작성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서 의원이 “관봉권 띠지를 김정민 수사관이 직접 폐기한 것 아니냐”고 묻자, 김 수사관은 “제가 폐기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약 1,000건의 압수물이 들어왔고 단 1건만을 특정해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관봉권이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수사관은 압수 현금 보관 방식에 대해 “계좌에 넣지 않고 금고에 두는 것을 원형 보전이라 불렀고, 띠지 등은 특별 지시가 있을 때만 보관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출석한 남경민 수사관도 “기억이 없다”며 “해당 현금을 본 적도 없고 수리 담당자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증인들의 반복된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서영교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측은 “국회를 기만하는 태도”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청문회장은 삽시간에 고성이 오가는 대치 국면으로 변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증인과 참고인 채택 과정 자체를 문제 삼았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박건욱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 이희동 전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그리고 수사관 김정민·남경민이 출석했는데,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편향적이고 부적절한 인선”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일부 의원들은 항의 후 집단 퇴장하는 등 청문회 진행이 큰 혼란을 겪었다.
이번 청문회는 ‘건진법사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과 증거물 관리의 적절성을 따지기 위해 열렸다. 특히 관봉권 띠지의 유실 경위는 여전히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수사관들이 일관되게 기억을 부인하면서 진실 규명은 난항에 빠진 상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문회가 사실관계 확인보다는 여야 공방에 매몰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증인들의 태도는 국회의 진상 규명 의지를 무력화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으며, 동시에 야당의 퇴장은 청문회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증거 관리 과정에서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 정치적 공방만 반복된다면, 청문회는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한 채 또 하나의 정쟁 무대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다.
검찰 개혁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사건은 검찰 조직 내부의 증거물 관리 관행과 투명성 문제를 드러냈다. 국회가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검찰 개혁은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