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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차 접어든 대장동 수사…이재명 소환으로 '정점'

심정수 기자 | 기사입력 2023/01/28 [12:31]

3년 차 접어든 대장동 수사…이재명 소환으로 '정점'

심정수 기자 | 입력 : 2023/01/28 [12:31]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왼쪽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남욱 변호사가 1월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은 20대 대통령 선거가 달아오르던 2021년 9월 처음 제기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였던 이재명(현 당 대표)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민간업자들이 특혜를 등에 업고 수천억에 달하는 거액의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이었다.

대장동 의혹은 곧바로 대선판을 뒤흔드는 초대형 변수가 됐다. 유력 대선후보가 엮인 대장동 수사 역시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요동쳤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대장동 개발은 민간개발 특혜 사업을 막고, 5천503억원을 시민 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 공익사업"이라며 대장동 의혹 제기는 '네거티브를 넘어선 마타도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러나 이 대표와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들을 겨냥한 각종 고발장은 연일 검찰청에 쌓였다.

검찰 수사는 같은 달 27일 민간업자 중 한 명인 정영학 회계사가 이른바 '대장동 일당'의 대화·통화가 녹음된 파일을 제출하면서 본격화했다.

검찰은 특수수사를 담당하는 4차장검사 산하에 전담 수사팀을 꾸린 뒤 대장동 개발을 주도한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민간 참여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등을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했다.

핵심 인물의 신병도 속속 확보됐다.

민간업자들과 성남시 측 연결고리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체포 후 뇌물 등 혐의로 곧장 구속됐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미국에 머무르다 귀국한 남욱씨도 그해 11월 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나란히 구속됐다.

두 사람 구속 후 수사팀이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기고 '쪼개기 회식'을 한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이 일로 수사팀 책임자 중 한 명인 담당 부장검사가 업무배제됐다.

수사 두 달간 유 전 본부장과 김만배, 남욱, 정영학씨 등 4명을 기소한 데 그쳐 수사 의지나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 속에 한때 특검론이 거론되기도 했다.

검찰은 이른바 '50억 클럽' 수사로 방향을 틀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50억 클럽'에 이름이 거론된 박영수 전 특검과 홍선근 머니투데이 그룹 회장,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세후 25억원 상당)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재판거래' 의혹이 제기된 권순일 전 대법관을 차례로 소환 조사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현재까지 기소된 이는 곽 전 의원 한 명뿐이다.

대장동 의혹 수사는 이후 검찰 조사를 받은 유한기 전 공사 개발본부장, 김문기 개발1처장이 차례로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또 한 차례 위기를 겪는다.

이후 해가 바뀌어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검찰 수사는 '대장동 몸통'으로 지목된 이 대표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 채 사실상 흐지부지됐다.

답보 상태였던 대장동 수사는 지난해 정권 교체로 대전환점을 맞는다.

새롭게 진용이 짜인 검찰은 대장동 의혹의 시작점부터 다시 파고들기 시작했다. 민간 주도로 대장동 개발이 추진된 2008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사업 추진 전 과정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계좌 추적과 통화 내역 분석, 소환 조사도 물밑에서 치밀하게 진행됐다.

두 달 가까운 정지 작업 이후 검찰은 지난해 8월 말 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 비리와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서며 수사 2라운드를 본격화했다.

1차 수사팀이 대장동 의혹을 성남시 측이 경제적 손해를 본 '배임' 사건으로 봤다면 2차 수사팀은 공무원의 비밀 누설로 제3자가 이득을 취했을 때 처벌하는 '부패방지법'을 꺼내 들었다. 배임 혐의보다 유죄 입증이 쉬운데다 부패 범죄의 특성상 범죄수익 환수가 쉬운 점을 노렸다.

유 전 본부장과 남씨 등 사건의 핵심 관계자가 진술 태도를 바꾸면서 수사는 더 탄력을 받았다. 2021년 1차 수사 당시 유력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 연관성에 침묵했던 유 전 본부장 등은 대선 뒤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지자 '입'을 열기 시작했다.

검찰은 우선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차례로 구속기소 했다. 민간업자들에게 성남시 등의 비밀 정보를 흘려주고 대가로 뒷돈을 받은 혐의, 민간업자들의 보통주 지분 중 24.5%(공통비 공제 후 428억원)를 나눠 갖기로 약속한 혐의 등이 적용됐다.

검찰은 사건을 풀 또 다른 열쇠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측근들을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체포·구속하며 김씨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였다. 이에 심리적 부담을 느낀 김씨가 지난달 14일 자해를 시도, 수사가 잠시 지체되기도 했다.

해가 바뀌며 대장동 수사는 햇수로 3년 차에 접어들었다.

더는 수사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검찰은 이달 16일 대장동 의혹의 최정점에 있는 이 대표 측에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 1년 4개월, 대선이 끝난 지 10개월 만이다.

출석 날짜를 28일로 통보한 이 대표는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서서 윤석열 정부를 "검사 독재정권"이라고 맹비난했다. 검찰이 대통령의 정적 제거를 위해 조작 수사를 하고 있다며 자신의 결백도 거듭 강조했다.

검찰은 이 대표 조사에 최소 이틀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이 대표는 33쪽 분량의 서면 진술서만 제출하고 모든 진술을 거부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 대표를 대장동 의혹 사건의 최종 책임자로 보고 재판에 넘기며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기소되면 대장동 의혹 사건으로 재판받는 13번째 피고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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