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尹, '이 XX'는 외교 대재앙" vs 與 "국가원수 폄하 말라"
구권림 | 입력 : 2022/09/23 [07:14]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해 “외교적으로 대재앙이고, 대참사”라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국민의힘은 “국가원수의 정상외교를 악의적으로 폄하하는 일은 대한민국의 국격에 맞지 않는다”며 방어막을 쳤다.
◆野 “尹 ‘이 XX’ 발언은 국제 망신 외교 참사”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미 정상 간 48초짜리 미팅 후에 우리 대통령은 믿기지 않는 막말을 내뱉었다”며 “나라가 대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 펀드 재정공약 회의에 참석한 뒤 박진 외교부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비속어)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X팔려서 어떻게 하나”라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외에도 “진통 끝에 겨우 이뤄진 한·일 약식 회동은 과거사 현안 등 주요 의제는 물론 태극기도 걸지 못한 굴욕 외교로 끝났다”,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관련해선 혹 좀 떼어보라고 했더니 오히려 혹을 더 붙이고 온 격” 등 윤 대통령의 이번 해외 순방을 전방위적으로 문제 삼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회의장을 나오면서 동맹국을 존중하지 못한 발언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긴, 대형 외교 사고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며 “정상외교의 목적도 전략도 성과도 전무한 ‘국제 망신 외교 참사’”라고 맹폭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일정 곳곳에서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쟁점화하며 논란 확산에 나섰다.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상임위 차원의 사과성명 발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추가 공세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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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재옥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실에서 대통령 막말 논란에 대해 ‘사적 발언’이었다고 하는데 바이든 대통령과 한 행사장 안에 있었는데 사적 자리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상당히 많은 사람은 무슨 얘기인지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고 회피했다. 김 의원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핏대를 세웠다.
◆與 “대통령은 외교 강행군으로 고군분투 중인데…”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세를 ‘흠집 내기’로 규정하고 논란을 차단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통령께서 지금 외교 강행군을 벌이고 고군분투하고 계시는데 민주당에서 쏟아내는 마구잡이식 흠집 내기는 도를 넘었다”며 “민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확인되지 않은 말이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팩트를 철저히 확인하고 대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입단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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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
외통위 소속인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은 통화에서 “미국과 우리의 관계가 늘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손 한 번만 잡아도 된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라며 “요식행위를 부각해서 의미를 축소하는 행태가 아쉽다”고 말했다. 외통위원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감축법 협의를 약속했으니 윤 대통령의 순방 성과가 크다”며 “48초 미팅으로 짧고 굵게 약속을 받아냈으니 성공한 것”이라고 했다.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신원식 의원은 “우크라이나 문제가 있는데 미국이 이럴 때 소원한 국가들과 우선적으로 (회담을) 하지 않겠느냐”라며 “우리도 선진국이니 의연해야 하는데, 우리만 너무 안달 난 것처럼 하는 건 국격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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