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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둑, 잡고보니 경찰관…"새 것 타고 싶었다"

곽동근 기자 | 기사입력 2022/09/14 [14:44]

자전거 도둑, 잡고보니 경찰관…"새 것 타고 싶었다"

곽동근 기자 | 입력 : 2022/09/14 [14:44]

광주 모 지구대 경찰관이 관할 근무지역 내 공동주택 단지 거치대에 서 있던 자전거를 훔쳐 타고 달아났다가 범행 22일 만에 덜미가 잡혔다.

주민의 생명·재산을 지켜야 할 경찰관이 최소한의 직업 윤리마저 내팽개친 것이어서 공분을 사고 있다.

14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퇴근길에 나선 A(56)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1시50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의 주상복합건물 자전거 거치대에서 잠금 장치가 없는 생활 자전거 1대를 발견했다.

A씨는 자전거를 훔쳐 타고 자신이 사는 남구의 아파트 단지로 향했다. 20여분 뒤 집에 다다른 A씨는 제 것인양 타고 온 자전거에 자물쇠를 채웠다.

엘리베이터에 탄 A씨는 한참 다른 층을 오간 뒤에야 집으로 향했다.

이틀 뒤인 지난달 23일 자전거 주인은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에서 A씨의 범행을 확인했다. 이후 A씨의 동선마다 설치된 방범 CCTV영상을 일일이 확인, 시간대별 동선을 추적했다.

경찰은 원래 자전거가 놓여있던 거치대서 4.7㎞ 떨어진 A씨의 주소지로 추정되는 아파트 단지를 특정했다.

단지 내 자세한 동선까지 파악한 경찰은 관리사무소에 입주자 명단을 요청, A씨의 이름과 인적 사항을 알아냈다.

이후 신원을 조회한 형사는 그가 서부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A경위라는 사실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서부경찰은 40만원 상당 자전거 1대를 훔쳐 타고 달아난 혐의(절도)로 A경위를 지난 12일 검거했다.

A경위는 지구대 자원 근무를 마치자마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장소였던 주상 복합 건물은 A경위가 일하는 지구대의 관할 지역이었다.

A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자전거를 좋아하고 즐겨 탄다. 새 자전거를 타보고 싶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본연의 책무와 최소한의 윤리마저 저버린 A경위의 행태를 놓고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높다.

한 경찰관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경찰관이 도둑으로 전락, 착잡하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경찰관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경찰 조직에 먹칠을 하는 행태인 만큼 중징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광주경찰은 수사와 별개로 A경위에 대한 감찰 조사도 병행, 조만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이다.

앞선 2020년에도 광주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이 금은방을 털어 파장이 일기도 했다.

광주 서부서 모 파출소 소속 B 전 경위는 재직 당시인 2020년 1218일 오전 남구 월산동 한 금은방 유리창을 공구로 깨고 침입해 2540만 원 상당의 귀금속 42점을 훔쳐 달아난 혐의(특수절도 등)로 구속 송치됐다.

B 전 경위는 도주에 사용한 차량 번호판을 테이프로 가린 채 운행했고, 수사 진행 상황을 살피고자 과거 근무지였던 시 CCTV 통합관제센터에 들르기도 해 충격을 줬다. 지난해 2월 파면된 B 전 경위는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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