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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법무부 장관
[서울=경찰연합신문] 이미선 기자=경제적 사정으로 소송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을 위해 마련된 ‘소송구조’ 제도가 정작 신청 단계에서조차 비용을 요구하는 현행 법원 예규와 충돌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 신청자 A씨는 지난달 16일 소송구조 신청 사건에서 인지대와 송달료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청이 각하되자 이에 불복해 즉시항고를 제기했다. A씨 측은 항고가 기각될 경우 재판소원도 검토할 방침이다.
사건은 지난 5월 시작됐다. A씨는 인천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체류기간 연장 불허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며, 본안 소송비용 26만 2천 원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소송구조를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신청 사건에도 인지대와 송달료를 내야 한다는 보정명령을 내렸고, 이를 이행하지 않자 신청을 각하했다.
문제의 비용은 인지대 1천 원과 송달료를 합쳐 총 1만 1900원. 본안 비용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A씨 측은 “단돈 1만 원이라도 무자력자에게는 재판정에 들어서는 문턱이 될 수 있다”며 제도의 취지와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소송구조는 경제적 이유로 재판청구권을 박탈당하지 않도록 인지대와 송달료 납부를 유예하거나 국가가 부담하는 제도다. A씨는 자산이 전무하고 월세 단칸방에서 생활하며 인권단체 지원에 의존하는 상황으로, 제도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법원이 비용 납부를 명한 근거는 대법원 예규인 ‘민사접수서류에 붙일 인지액 및 그 편철방법 등에 관한 예규’와 ‘송달료규칙 시행에 따른 업무처리요령’이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무자력자에게 ‘돈이 없음을 심사받으려면 먼저 돈을 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제도의 내재적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실무에서는 인지제도가 재판 서비스 수수료이자 남소 방지 장치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헌법재판소 역시 2011년 인지제도에 대해 “소송구조 제도가 마련돼 있는 만큼 재판청구권 침해는 아니다”라고 판단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사건은 본안 소송이 아닌 ‘소송구조 신청 사건’에까지 비용을 부과하는 예규의 적정성이 쟁점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경제적 약자의 재판청구권 보장과 남소 방지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로 귀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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